■ 깨어 있음의 네 가지 요소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성경에 사용된 이 용어들이 깨어있음을 실천하는 네 가지 요소(경성 , 주의 , 경계 , 기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기 대
깨어 있음을 실천하는 마지막 요소는 기대다. 경계가 경고의 의미를 지닌다면 기대는 희망을 나타낸다. 이것은 막연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신실하신 하나님이 약속을 반드시 성취하실 것이라고 확신하는 믿음을 의미한다.
이런 기대를 시편 130편 5-8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편 저자는 자신을 날이 새기를 고대하며 한밤중에 불침번을 서는 파수꾼에 빗대었다.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 도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모든 죄악에서 속량하시리로다"(시 130:5-8).
시편 저자는 하나님을 기다리며 그분의 말씀에 희망을 두었다. 오웬은 그의 기다림이 차분함과 부지런함과 기대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깨어 있는 영혼의 태도다. 그런 영혼은 주제넘게 서두르거나 나태함에 빠져 죄를 짓거나 불신앙에 사로잡혀 절망하지 않는다. 파수꾼은 아침이 올 것을 확신하며 자신의 위치를 굳게 지킨 채 어둡고 긴 밤을 지새운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는 신자는 희망에 찬 기대를 품고 구원의 여명이 밝아오기를 기다린다.
예수님이 마태복음 25장에서 가르치신 종말론적인 비유(열 처녀 비유)에서도 이런 의미의 기대가 발견된다. 그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열 처녀가 손에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갔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불을 밝힐 기름을 가져갔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을 가져가지 않았다. 밤중에 신랑이 오는 소리가 났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에 채울 기름이 없었다.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도착했고, 슬기로운 처녀들만 신랑을 맞았다. 그들은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어리석은 처녀들은 문이 닫혀 들어가지 못했다. 그들은 "주여 주여 우리에게 열어주소서" 라고 소리쳤지만 신랑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마 25:11-12). 예수님은 비유를 마치고 나서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13절)라고 가르치셨다.
이 비유는 깨어 있음을 종말론적인 기대와 연결지어, 재림하실 그리스도께 생각을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이것은 사복음서와 서신서와 요한계시록, 곧 신약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21장 34절에서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도 그와 비슷하게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 4:7)라고 말했다. 그리스도는 요한계시록 16장 15절에서 "보라 내가 도둑 같이 오리니 누구든지 깨어 자기 읏을 지켜 벌거벗고 다니지 아니하며 자기의 부끄러움을 보이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라고 말씀하셨다.
깨어 있음은 종말론적인 기대와 관련해 두 가지 기능을 발휘한다. 하나는 항상 준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를 줄곧 바라보는 것이다. 깨어 있음은 도덕적인 경계심을 요구하지만 독선적인 자기 응시가 아닌 예수님께 초점을 맞춰, 모든 것을 과거에 이루어진 그분의 승리와 미래에 있을 그분의 재림이라는 영광스러운 빛에 비추어 생각하는 태도를 지향한다. 따라서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우울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희망이 가득한 사람이다. 그들은 신랑이신 주님이 돌아오시기를 기대하는 즐거움으로 활기가 넘치는 삶을 살아간다.
■ 깨어 기도하라
이처럼 깨어 있음은 네 가지 요소(경성, 주의, 경계, 기대)로 구성되어 있다. 즉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잠들어 있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우리의 영혼과 그리스도께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도덕적인 원수들(세상, 육신, 마귀)을 경계해야 하고, 주님(그분의 약속과 재림)을 기대해야 한다.
나는 이번 장을 19세기 영국 시인 샬럿 엘리엇의 찬송시로 마무리하고 싶다. 그녀의 "그리스도인이여! 아직 휴식을 바라지 말라" 라는 찬송가는 깨어 있음의 본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 이미 1절을 인용한 바 있다. 아래에 2절 이하 나머지 절을 인용했으니 주의를 기울여 읽어주기 바란다.
정사와 권세들이
보이지 않은 세력을 모아
우리가 경계심을 늦출 때를 기다리노니
깨어 기도하라.
하늘의 갑옷을 착용하고,
그것을 밤낮으로 항상 입고 있으라.
악한 자가 매복하고 있으니
깨어 기도하라.
이미 승리를 거둔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라.
그들은 여전히 용사들의 행동을 주시하며
은혜로운 음성으로 일제히
"깨어 기도하라" 고 소리친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주님,
우리가 순종하기를 원하는 그분께 귀 기울이고
"깨어 기도하라" 는 그분의 말씀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라.
깨어라!
그것으로
하루의 승패가 갈리는 것처럼
기도하라! 도움이 임하기를
깨어 기도하라!
■ 점검과 적용
1. 그리스도인의 삶은 여정이자 경주요, 싸움이다. 당신은 순례자이자 경주자요 군인이다. 이러한 비유들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비유는 무엇이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2. 깨어 있음에 관한 오웬의 정의를 읽고 묵상하라. 자신의 삶에서 깨어 있음의 어떤 측면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가?
3. 신약성경의 서신서를 읽고, "깨다", "주의하다", "조심하다" 를 비롯해 깨어 있음을 나타내는 그 밖의 용어들을 찾아 표시해보라. 그 공부를 통해 새로 깨달은 것이 있으면 글로 적어보라.
4. 깨어 있음의 네 가지 요소는 무엇인가?
5 당신은 세상과 육신과 마귀를 경계하고 있는가, 아니면 경계를 게을리하고 있는가? 당신의 삶에 깨어 있음의 어떤 측면이 가장 필요한지 깨닫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하라.
6. 그리스도의 재림을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가? 재림에 대한 희망으로 더욱 기쁘고 더욱 깨어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