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체인성경읽기
역대상 5, 6, 히브리서 10, 아모스 4, 시편 148, 149, 150
묵상구절
14:47 사울이 이스라엘 왕위에 오른 후에 사방에 있는 모든 대적 곧 모압과 암몬 자손과 에돔과 소바의 왕들과 블레셋 사람들을 쳤는데 향하는 곳마다 이겼고
14:48 용감하게 아말렉 사람들을 치고 이스라엘을 그 약탈하는 자들의 손에서 건졌더라
14:49 사울의 아들은 요나단과 이스위와 말기수아요 그의 두 딸의 이름은 이러하니 맏딸의 이름은 메랍이요 작은 딸의 이름은 미갈이며
14:50 사울의 아내의 이름은 아히노암이니 아히마아스의 딸이요 그의 군사령관의 이름은 아브넬이니 사울의 숙부 넬의 아들이며
14:51 사울의 아버지는 기스요 아브넬의 아버지는 넬이니 아비엘의 아들이었더라
14:52 사울이 사는 날 동안에 블레셋 사람과 큰 싸움이 있었으므로 사울이 힘 센 사람이나 용감한 사람을 보면 그들을 불러모았더라
매튜헨리/옥스퍼드
●사울의 궁정과 진영(사무엘상 14:47-52)
👉 1절부터 46절까지는 요나단에 의한 믹마스 전투에서의 승리와 전투 과정에서 있었던 사울 왕의 경솔한 행동둘을 다루었다. 그러고 이제 본절에서부터 마지막 52절까지에서는׳사울이 재위 기간 동안 쌓은 업적 및 그의 가계를 소개하고 있다.
사울의 통치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볼구하고 이처럼 그의 재위 기간 동안의 업적을 밝히고 가계를 소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본 단락에서 이러한 내용을 굳이 밝히는 것은 앞선 사건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사울의 왕으로서의 역할은 종료되었음을 암시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후의 사울의 행적들은 하나님께 대한 범죄의 연속이며, 이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새로운 왕 다윗의 등장 배경이 된다.
47절, ‘사울이 이스라엘 왕위에 나아간 후에’
본문을 직역하면 ‘그리고 사울이 이스라엘에 대한 왕권을 획득하였다’ 이다. 사울은 이미 10:24에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공인된 바가 있는데, 본문에서 다시 이 사실을 반복하여 언급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울이 ‘길르앗 야베스' 에서 암몬을 쳐서 이김으로(삼상 11:12) 이스라엘 온 지파에 왕으로서 자신의 면모를 확고히 인식시킨 것처럼, 숙적 블레셋과의 믹마스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자신의 왕권을 확고히 하였음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사울은 믹마스 전투에서 승리한 후에야 비로소 외세를 배제한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획득하였던 것이다. 결국 삼상 10:24부터 본문까지는 사울이 이스라엘에 대한 완전한 지배권을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울 왕에 대한 본서 저자의 시각은 결코 따뜻하지 않다. 이는 ‘취하다' 라는 뜻의 단어 ‘라카드’ 가 여기서는 능동형으로 사용되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기 힘으로 취한다는 뉘앙스를 전달하고 있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즉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여 신본주의적 자세를 저버리고 인본주의적 자세로 왕권을 유지한 사울을 본서 저자는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울의 궁정과 진영에 관한 일반적인 기록이 있다.
- 그의 궁정과 그리고 가족, 그의 아들과 딸들의 이름(49절), 그리고 그의 아내와 그의 군대의 장관이었던 사촌 형제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50절). 다른 곳에는 사울의 다른 아내, 둘째 부인인 리스바와 그녀의 몸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이름이 기록되었다(삼하 21:8).
👉 사울에 대한 역사 기술 방식은 다른 왕에 대한 역사 서술 방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즉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왕을 소개할 때는 가계를 던저 언급한 뒤 업적이나 기타 다른 사항을 언급하는 방식(왕하 8:25-27; 14:16; 대하 24:1; 29:1)을 취하는데, 본절에서는 사울의 업적을 먼저 소개한 후 그의 가계를 기록하고 있다. → 이렇듯 통상적 기술 방식을 탈피한 것은 역사가의 업장에서 사울 시대가 갖는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에서일 것이다.
사울 시대는 이스라엘의 주위에 있는 수많은 대적들을 물리치고 이스라엘의 왕권을 굳게 한 시대였다. 본서 저자는 이 점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파격적 기술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사울 왕정의 기초가 여호와의 언약을 의지하는 믿음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기반 위에 서 있음을 강조하려는 저자의 의도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본문에서는 사울의 업적에 이어 먼저 그의 세 아들인 요나단, 리스위, 말기수아를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삼상 31:2을 보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사울의 세 아들의 이름이 언급되어 나오는데, 그곳에 나오는 사울의 세 아들의 이름과 본문에 기록되어 있는 사울의 세 아들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
왜 저자는 본절에서 ‘이스보셋׳ 의 이름을 뺀 채 다른 세 아들의 이름만 소개하고 있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본문에서 언급된 사울의 세 아들들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사망함으로써 사울의 왕위를 잇지 못하고, 이스보셋만은 잠시 동안이지만 왕위를 계승받아 북이스라엘을 다스리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본문 안에는 이미 사울 왕조가 겪게 될 미래의 비극적 사건이 예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메랍, 미갈
메랍과 미갈이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울의 가계를 언급하는 본문에서 이들을 소개하는 것은 이들이 차기 이스라엘 왕 다윗과 깊은 연관을 지니기 때문일 것이다.
2.그의 진영과 군사 활동에 대한 기록이 있다.
(1) 그는 그의 군대를 이렇게 모집하고 소집하였다.
"사울이 힘 있는 자나 용맹 있는 자를 보면, 다시 말해서 군인으로서 적합하다고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사무엘이 이미 왕의 하는 일이 이런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 꼭 마찬가지로(8:11), 그들을 불러 모았다" (52절). 그리고 그가 만일 상비군을 두어야만 했다면, 자기 뜻대로 불러 오고 싶은 사람을 불러오기만 하면 되었다.
👉 사울이 블레셋과 맹렬히 싸워야 했으므로 그는 힘있는 사람이나 용감한 사람을 볼 때마다 끌어 모았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윗도 사울의 눈에 들어 발탁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16:18).
→ 이러한 모습은 사울의 왕권이 여호와의 언약 위에 기초하기보다는 세상의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울이 평생에 보여준 이러한 태도는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임에 달리지 않았다'는 본장의 주요 메시지와 대립을 이룬다.
(2) 그는 그의 군대를 다음과 같이 운영하였다.
👉 본문은 사울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어는 사울이 주번의 적들을 무찌름으로써 이스라엘의 국력을 확고히 했다는 의미도 물론 가지고 있으나, 동시에 사울이 통치하는 기간에 이스라엘은 이웃 족속들과 계속 전쟁을 해야만 했던 혼란의 시기였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본문은 7장에서 사무엘이 블레셋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후 이스라엘에 평화가 있었다(7:14)는 진술과는 상반되는 전슬인 것이다.
47절, ‘향하는 곳마다 이기었고,’
실제로 사울은 재위 기간 동안 단 한번 곧 그의 마지막 전쟁(31:1-13)을 제외하고는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는 전과를 세움으로 이스라엘의 국력을 확고하게 하였다. 그러나 본서 저자는 이러한 승리를 사울의 치적으로 돌리지는 않는다. 이는 ‘죄인들로 정죄하다’ 라는 의미가 있는 동사가 사용된 점에서도 드러난다.
: 즉 본서 저자는 사울이 매번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 하나님께서 그를 도우심으로 그가 하나님을 대신하여 이방 나라들을 응징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기었고’ ⇒ ‘종교적, 윤리적 악행을 저지르다’ 란 의미도 있음.
그러므로 본문의 함축적인 의미는 다음 장에서 등장하는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그가 악을 행하였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사울은 아말렉 족속을 ‘이기는’ 과정에서 하나님께 종교적, 윤리적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본문이 겉보기에는 이방 나라의 침입에 대항하여 사울이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대표해 벌주었음을 강조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저자의 관점에서는 하나님 없이 자신의 치적을 세워나가는 사울의 모습을 악으로 규정하며 역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48절, ‘용맹 있게 아말렉 사람을 치고 .. 건졌더라’
사울의 용맹이 단지 ‘아말렉’과 관련하여서만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사울이 다른 이방 민족에 비해 유독 이스라엘 숙적인 아말렉을 정벌하는 데 온힘을 다하였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는 사울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건이 다음 15장에서 아말렉과의 전쟁 중에 발생한다는 것을 미리 알리려는 저자의 의도 때문이기도 하다. 즉 15장에서 사울은 본문이 말하는 것처럼, 용맹스럽게 아말렉 족속들을 공격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지만 백성들의 목소리 때문에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드러낸다(15:24). 저자는 세상적인 싸움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용맹스러운 사울이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점점 타락하여 결국 실패하는 인생으로 끝날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방에서 쳐들어 오는 적의 공격을 막고 나라를 지켰으며, 그들의 습격을 방지하였다(47,48절). 그는 이스라엘의 변경을 침공해 오는 대적들을 막아서 수비하기만 하였던 것 같다. 그는 그들을 실망시킴으로 그들을 괴롭혀 주었던 경우가 있었던 것과 같이, "향하는 곳마다 이기었다."
그가 싸운 대부분의 적은 블레셋 사람들이었으며, 그의 사는 날 동안에 그들과 큰 싸움이 있었다고 한다(52절).
👉 47절부터 소개된 사울의 치적에 대한 보도는 본절에서 그가 블레셋 사람둘과 맹렬히 싸웠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본문에서 블레셋과의 처열한 싸옴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사울의 비극적인 죽음을 예고하는 듯하다(31:6). 그리고 ‘사울이 사는 날 동안’ 에 싸움이 있었다는 언급은 사울의 인생 전체가 이방 족속과의 전쟁으로 시작하여 전쟁으로 종결될 것을 암시한다.
본문은 8:20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열방과 같은’ 왕을 요구했던 목적대로 사울이 이스라엘을 위하여 전쟁을 평생 수행하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저자는 사울이 수행하였던 이 전쟁들에 여호와께서 함께 하셨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함으로써 부정적 암시를 주고 있다.
그는 왕가의 권위를 자랑할 만한 이유도 가지지 못했으며, 그이 이웃이 그를 시기할 만한 것을 가지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왕이 된 뒤에 조금도 기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괴로와하지 않고서는 그의 대적들을 괴롭게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왕관은 가시로 장식된 왕관이었다.
👉 본문은 사울이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등극한 후 농부들이나 목자들로 이루어지던 민병대에 만족하지 않고 열방의 군대처럼 조직화된 군대를 구성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이스라엘이 혈연 중심의 부족 국가 형태에서 벗어나 조직 중심의 왕정 체제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본문은 사울의 왕권은 세상적 시각에서 보면 진일보한 것이었지만, 영적 시각에서 보던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군사력에 의존함으로 쇠퇴의 길로 치닫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상과 같이 본장은 요나단이 블레셋을 선제 공격하여 이스라엘이 승리하는 기반을 마련한 사건을 시작으로 하여, 사울의 어리석은 맹세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위기를 겪은 사실을 보도하다가, 마지막에는 사울의 행적에 대해 요약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그리고 본장에서 보여준 사울의 어리석은 행동은 다음 장에서 더욱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드러난다.
본장을 읽고 난 독자들은 대부분 사울보다는 요나단이 왕으로서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본절 마지막 부분에서 블레셋을 비롯한 이방 나라와 전쟁하는 인물로 사울을 묘사하는 것은 왕으로서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9:16에서 하나님이 예언하신 바가 사울을 통해 성취되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를 통하여 본서 저자는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 자라 할지라도 하나님온 당신의 뜻을 이루는 데 사용하신다는 사실과 더불어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둔 것은 사울의 공로가 아니라 여호와가 직접 개입하셔서 싸우신 결과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