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구절
20:1 해가 바뀌어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요압이 그 군대를 거느리고 나가서 암몬 자손의 땅을 격파하고 들어가 랍바를 에워싸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니 요압이 랍바를 쳐서 함락시키매
20:2 다윗이 그 왕의 머리에서 보석 있는 왕관을 빼앗아 중량을 달아보니 금 한 달란트라 그들의 왕관을 자기 머리에 쓰니라 다윗이 또 그 성에서 노략한 물건을 무수히 내오고
20:3 그 가운데 백성을 끌어내어 톱과 쇠도끼와 돌써래로 일하게 하니라 다윗이 암몬 자손의 모든 성읍을 이같이 하고 다윗이 모든 백성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니라
매튜헨리/옥스퍼드
●다윗의 승리(역대상 20:1-3)
💡 다윗의 통치기에 있어 가장 빛나는 업적 가운데 하나인 언약궤의 예루살렘 안치 사실이 기록된 13-17장에 이어지는 18-20장은 다윗의 대외적 정복 사업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 가운데 본장은 다윗의 정복 사업을 종결하는 부분으로서
- (1-3 절) 암몬을 정벌하고 잔리품을 포획한 사실
- (4-8절) 세차례에 걸친 볼레셋 정벌에 있어서의 다윗의 용사들의 뛰어난 활약상
1-3절
- 암몬과의 전쟁을 기록한 1-3절은 암몬 왕 하눈이 다윗의 조문 사절단을 모욕함으로 발발한 19장의 전쟁의 마무리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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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앞 장에서 암몬 사람들과 그 동맹군들이 싸움터에서 어떻게 패하였는가를 읽었다. 이제 여기에서 우리는
- 그들 왕국의 중심지인 랍바가 파멸되는 것과(1),
- 그들 왕의 면류관을 다윗이 쓰게 되는 것과(2),
- 그곳 백성들이 겪은 고통을(3)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더 상세한 이야기는 사무엘하 11, 12장에서 읽었다. 우리는 요압이 랍바 성을 포위하고 있을 때에 다윗은 우리아에 대한 일로 큰 죄악에 빠지는 일을 슬프게 기억치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들은 반복되었어도, 이 일만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만하다. 단지 다음과 같은 짧은 단어에서만 암시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었다." 는 얘기다. 그가 만일 그의 군사들을 데리고 나라 밖으로 나갔었다면, 그는 이러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안이함에 빠졌으므로 음행을 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경 기자들은 다윗이 행한 죄악을 여기에서 반복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공명정대함과 충실한 태도의 한 본보기이다. 즉 그 사건을 다시 언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은 것은, 남의 결점과 실패를 말할 좋은 기회가 우리들에게 생긴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끄집어 내지 않도록 하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언급해야 할지라도 누구나 이것을 길게 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쓰레기를 긁어 모으는 것처럼, 즐거운 화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유익을 끼치지 못하는 일들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는 말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 20:1 <다윗이 랍바를 함락시키다(삼하 12:26-31)> 해가 바뀌어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요압이 그 군대를 거느리고 나가서 암몬 자손의 땅을 격파하고 들어가 랍바를 에워싸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니 요압이 랍바를 쳐서 함락시키매
[삼하11:2-27 부분을 생략함 (밧세바와 우리아 사건)]
- 본서 저자는 이스라엘 군사들이 모두 암몬과의 전쟁에 나가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하고 있는 동안 다윗은 그 궁전에 남아 낮잠을 즐기며 저녁에 홀로 거닐다가 자신의 신하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그녀의 남편 우리아를 죽이도록 교사한 삼하 11:2-27의 내용과, 이 범죄에 대해 나단 선지자가 준엄하게 책망하는 삼하 12:1-24의 긴 내용을 모두 생략하고 단지 ‘다윗은 예루살렘에 었더니'라고만 묘사하고 있다.
- 그러나 한글 개역 성경의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니' 에서 ‘그대로' 에 해당하는 단어가 원문에는 없다.
- 이는 다윗이 밧세바를 범하는 죄를 저지르게 된 동기 가운데 하나가 그의 군사들과 함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예루살렘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한글 개역 성경 번역자의 의역 때문으로 여겨진다.
- 하지만 본서 저자가 의도적으로 다윗의 부정적 측면에 대하여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이스라엘 영토를 넓혀가는 긍정적 측면만을 부각시켜 당시 신정 국가 회복의 사명을 가지고 있었던 본서의 일차 독자들인 포로기 후대 공동체에게 그들이 이상으로 삼아야 할 다윗 왕조의 영광과 번영을 강조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역은 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외에 생략된 기사]
- 본절에는 사무엘서 병행 단락에 나오는 다윗이 밧세바를 범한 기사(삼하 11:2-27)와 다윗의 악한 범죄에 대한 나단의 책망, 다윗의 회개, 그티고 하나님 의 징벌(삼하 12:1-24)과 솔로몬의 탄생(12:26-31)에 관한 기사들이 모두 생략되어 있다.
- 이같은 일련의 기사들의 생략은 신정 국가 재건의 모델로 제시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스라엘의 초대 왕 인 다윗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랍바를 에워싸고’ ‘랍바를 쳐서 함락시킴’
- 다윗의 범죄 이전인 삼하 11:1에 나오는 ‘랍바를 에워쌋고'와 거의 유사한 문장,
- 이어지는 문장인 ‘랍바를 쳐서 함락시키매’ 는 다윗 범죄와 관련된 일련의 모든 상황에 대한 기록 이후인 삼하 12:26에 나오는 ‘암몬 자손의 왕성 랍바를 쳐서 취하게 되매'와 거의 유사한 문장.
- → 이는 사무엘서의 관련 기사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본서의 독자들로 하여금 본문을 통해 이 즈음에 있는 다윗의 범죄를 상기케 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
20:2 다윗이 그 왕의 머리에서 보석 있는 왕관을 빼앗아 중량을 달아보니 금 한 달란트라 그들의 왕관을 자기 머리에 쓰니라 다윗이 또 그 성에서 노략한 물건을 무수히 내오고
- 암몬 점령지에서 전리품을 취하고 포로들에게 노역을 시킨 후 예루살렘에 개선하는 영광스러운 다윗의 모습.
- 삼하12:27-29의 전쟁의 경과는 과감히 생략. 모든 관심을 승리를 향유하는 다윗에게 집중시켜 다윗의 영광만을 부각시킴.
📎 삼하12:30 강해 한글 개역 성경이 ‘쓰니라'로 번역한 ‘왓테히'는 원어로 볼 때 다윗을 주어로 한 것이 아니라, 3인칭 여성 단수를 주어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문을 직역하면, “그리고 그것이 다윗의 머리에 있었다”가 된다. 그렇다면 여성 단수로 되어 있는 ‘그것이’는 무엇을 지청하는가?
- 문법적으로는 앞에 나온 면류관을 지칭할 수도 있으며, 면류관을 장식하는 보석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두 단어 모두 여성 단수이기 때문이다.
- 이중 보석이라는 견해를 취하는 영역 성경 NJB는 본절의 일부를 다음과 같이 번역하였다.
- ‘그리고 그 면류관 안에는 다윗의 머리에 대신 올라간 보석이 있었다(and in it was set a precious stone which went on David's head instead).'
- 이는 다윗이 금 한 달란트나 되는 면류관 전체가 아닌 그 안에 박혀 있는 보석만을 배내 자신이 평소에 쓰던 면류관에 박아 썼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 이러한 견해는 어떻게 34kg이나 되는 무거운 면류관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한 난점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 하지만 우리는 전자의 해석, 즉 다윗이 면류관을 썼다는 표현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이는 30절 전체에서 다른 전리품과 구별되어 면류관이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문장 구조나 흐름상으로도 면류관의 일부분으로서 면류관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던 보석보다는 면류관 그 자체를 지칭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 면류관은 ⇒ 권위와 영광과 승리의 상정.
- 그러므로 다윗은 시 21:3에서 “주의 아름다운 복으로 저를 영접하시고 정금 면류관을 그 머리에 씌우셨나 이다״라고 노래했으며,
- 에 8:15에서는 모르드개가 큰 금면류관을 썼다고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다윗이 면류관을 쓸 수 있었는가?
따라서 본문을 다윗이 면류관을 쓴 것으로 이해한다면 이는 다윗이 암몬과의 전투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으며, 앞선 7장에서 언급된 하나님의 약속, 즉 적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주시며, 세상에서 존귀한 자로 만들어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계속해서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매우 강력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34kg이나 되는 면류관을 착용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문제는 이것이 평소 착용하는 면류관이 아니라 왕권을 상징하는 면류관으로서 특별한 경우 잠깐 쓰고 벗어두는 것이었다고 전제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20:3 그 가운데 백성을 끌어내어 톱과 쇠도끼와 돌써래로 일하게 하니라 다윗이 암몬 자손의 모든 성읍을 이같이 하고 다윗이 모든 백성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니라
[패전국 암몬의 국민들에의 처우] (→ 병행구절 삼하12:31와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음) — 다윗이 그 행위의 주체로 명시되어 있음. 왜 다윗 왕조의 번영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본서를 기록한 역대기 기자는 본문에 기록된 패전국 국민들의 처우와 관계하여 왜 다윗을 그 행위의 주체로 명시한 것일까?
- 그 이유는 간단하다.
- 다윗이 하나님의 신정 통치의 대리자로서 그분의 공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직접 선민 이스라엘을 모욕한 이방인들을 처벌하는 단호함과 과감함을 보인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
- 다윗은 암몬 족속을 우방으로 여겨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다윗이 보낸 사신들을 모욕하여 돌려보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침략하였다(19:1-8).
- → 이에 다윗은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대신하여 신정 왕국을 통치하는 자로서 하나님의 공의에 따라 그들을 벌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들을 대적하는 자들의 말로가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를 직접 보여준 것이다.
다윗의 이러한 처리가 이방에게 어떤 마음을 심어주었을까?
- 다윗 당시의 정황(context)에서 볼 때에, 이러한 다윗의 분명한 태도는
- 이방 민족들에게 하나님의 백성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사사 시대와 사울 시대처럼 이스라엘을 함부로 침략하지 못하게 하였을 것.
-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만을 바르게 신앙하는 자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복을 누리며 살아가지만 그렇지 않고 하나님께 대항하는 자들은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주지시켜 주었을 것.
- 본문이 쓰여진 정황 속에서도 역대기 기자는,
선민 공동체의 재건과 회복을 비웃는 자들로 인하여 당시 포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 좌절하거나 실족하지 않고 여호와 신앙에서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하나님을 불신하는 악인의 비참한 말로를 세밀하게 묘사하였을 것이다.
- 더불어 이방인을 직접 처벌하는 이러한 다윗의 모습은 본문 기록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들도 신앙에 굳건허 서면 자신들을 괴롭히는 대적들에 대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였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윗이 암몬 족속을 철저히 응징한 이 사건은, ⇒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행하는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 삼하12:31 강해 ‘그 가운데 백성들을 끌어내어…
- 한글 개역 성경의 난하주에는 ‘ 그 가운데 백성들을 끌어내어 톱으로 켜고 써레로 썰고 도끼로 찍고 벽돌 가마로 지나게 하고'라는 내용이 있다. 또한 몇몇 학자들도 본문을 이와 같이 해석하곤 한다.
- 이러한 번역과 해석은 다윗이 암몬 족속을 거의 진멸할 정도로 광분했다는 것을 말한다.
- 본서 8:2에 따르던 다윗이 모압을 친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는 모압 사람들을 땅에 엎드리게 하고 줄로 재어 두 줄 길이의 사람은 무참히 살상하였다. 과거의 그러한 사실을 통해 볼 때 다윗이 이번 경우에도 암몬 족속을 무참히 살해하였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모압과 암몬은 일찍이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족속이므로(신 23:3) 하나님에 대한 열심이 충일한 다윗이 암몬 족속을 과거 모압에게 했던 것처럼 무참히 살해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 그러나 다윗이 만약 암몬 족속에 대해 무참히 살상을 하였다면, 다윗온 암몬 족속이 가장 중오하는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 그러나 본서 17:27-29에 따르던, 다윗이 그 아들 압살롬의 반역에 의해 쫓겨 다닐 때 다윗을 도와준 사람 중에 암몬 족속에 속한 랍바 사람인 나하스의 아들 소비가 있었다. 다윗이 만약 본문 당시 랍바 성읍 사람들을 무참히 살상하였다면, 나하스의 아들 소비는 결코 다윗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 그러므로 본문은 다윗의 암몬족 살상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암몬 사람들에게 힘든 고역을 시킨 것에 대한 기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이는 가나안 정복 초기에 여호수아가 피정복자에게 행한 정책이기도 하였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에 항복한 기브은 거민들을 노예로 삼아 여호와의 단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일을 하게 하였었다(수 9:27).
📎 삼하12:27~ 병행구절 결론부
하나님은 다윗이 아직 죄 가운데 있을 때 승리를 주셨옴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다윗이 범죄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승리를 허락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 우리는 그 이유를 다윗 언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하나님은 일찍이 다윗 언약을 통하여 다윗 왕국을 견고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7:13).
- 그런데 만일 하나님께서 다윗의 범죄를 이유로 다윗으로 하여금 암몬과의 전쟁에서 패하게 하셨다면 하나님의 언약은 실현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일단 암몬을 정복하게 하시고 또 이스라엘의 최대의 대적이었던 블레셋까지도 완전히 제압하게 하심으로써(대상 20:4-8)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으신 이후에 다윗에 대한 징계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 여기서 우리는 자기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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