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칼럼

깨어 있음의 네 가지 요소 3

하나지기 2022. 3. 15. 23:32

■ 깨어 있음의 네 가지 요소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성경에 사용된 이 용어들이 깨어있음을 실천하는 네 가지 요소(경성 , 주의 , 경계 , 기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경 계 

언젠가 여름철에 나이든 텍사스 목장 주인을 위해 잠시 일을 한 적이 있다. 개간되지 않은 광활한 들판에서 메스키트 나무를 죽이는 일이었다. 나는 제초제가 담긴 분무기를 등에 지고 풀이 무성하게 자란 들판을 쉴 새 없이 걸어 다녀야 했다. 한 가지, 곧 방울뱀만 빼면 따분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내가 일하던 곳은 방울뱀 포획 축제로 유명한 텍사스의 빅 컨트리였다. 나의 유일한 보호 장비는 청바지 위에 입는 플라스틱 바지였다. 그 바지는 방울뱀의 독니가 빗겨나갈 만큼 단단했다. 그러나 그 바지를 입었다고 해서 경계를 늦추기는 어려웠다. 내 어린 시절의 영웅 인디애나 존스처럼 나도 뱀을 싫어했다(지금도 마찬가지다). 언제 방울뱀이 내 앞을 지나갈지 알 수 없었다. 한번은 두어 발자국만 더 나아갔으면 방울뱀을 밟을 뻔한 적도 있었다. 그런 상황은 나의 경계심을 크게 부추겼다. 나는 발을 디디는 곳을 유심히 살폈고, 방울뱀이 나타날까 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무엇이 갑작스레 움직이는 것 같으면 소스라쳐 펄쩍 뛰었다.
 
경계는 깨어 있음의 세 번째 요소다. 깨어 있음이 이루어지려면 깨어 주의해야 할 뿐 아니라 경계해야 한다. 성의 파수꾼은 방심하지 않고 경계한다. 그는 적군이 접근하는지 유심히 살핀다. 군인들은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적군의 움직임을 샅샅이 감시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면 경계심을 바짝 돋운다. 

십자가의 군사인 우리는 적들에 포위된 상태다. 옛 찬송가는 이렇게 노래한다.  

“그리스도인들이여! 아직 휴식을 구하지 말라. 
안일한 생각을 떨쳐 버리라. 
지금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깨어 기도하라.”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치명적인 원수들은 누구인가?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을 짧게 요약한 가르침으로 이 물음에 대해 세상, 육신, 마귀라고 대답해 왔다.
 
우리의 첫 번째 원수는 세상이다. 성경은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요일 2:15-16)라고 경고한다. 야고보는 세상의 벗이 되는 것은 곧 하나님의 원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약 4:4). 여기에서 세상이란 인간들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욕망과 야심으로 반역하는 것을 가리킨다.
 
두 번째 원수는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바울이 종종 "육신" 으로 일컬은 "내주하는 죄" 다. 예를 들어, 로마서 7장 18-20절은 이렇게 말한다.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갈라디아서 5장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말씀이 발견된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 5:16-17, 24).

위의 말씀들을 비롯해 많은 성경 말씀이 증언하는 대로, 신자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24절), 육신과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된다(17절). 우리의 내면에서 솟구치는 육신의 욕망에 미혹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죄는 스파이처럼 우리의 마음과 생각 속에 은밀히 숨어서 우리를 배신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칼빈은 "거듭난 사람 안에는 연기를 내뿜는 타다 남은 악의 찌꺼기가 남아 있다. 그곳에서부터 계속해서 욕망이 솟구쳐 나와 죄를 짓도록 유혹하고 충동한다." 라고 말했다. 이 타다 남은 찌꺼기는 언제 어디서나 금세 활활 타오를 수 있다. 이것이 경계가 필요한 이유다. 바울은 "너희는 죄가 너희 죽을 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에 순종하지 말고"(롬 6:12)라고 말했고, 베드로도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벧전 2:11)고 말했다.
 
우리의 세 번째, 가장 큰 원수는 "옛 뱀 곧 마귀라고도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계 12:9)와 그의 명령을 받는 악한 영들이다(엡 6:12). C. S. 루이스는 귀신들에 대한 두 가지 오류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는 그들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존재를 믿되 그들에게 과도하고 불건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 타이어가 터지거나 독감에 걸리는 일이 일어났을 때마다 그 배후에 귀신의 세력이 역사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우리의 영적 안녕을 깨뜨리려고 애쓴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베드로는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