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구절
10:1 스바의 여왕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은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 와서 어려운 문제로 그를 시험하고자 하여
10:2 예루살렘에 이르니 수행하는 자가 심히 많고 향품과 심히 많은 금과 보석을 낙타에 실었더라 그가 솔로몬에게 나아와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을 다 말하매
10:3 솔로몬이 그가 묻는 말에 다 대답하였으니 왕이 알지 못하여 대답하지 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더라
10:4 스바의 여왕이 솔로몬의 모든 지혜와 그 건축한 왕궁과
10:5 그 상의 식물과 그의 신하들의 좌석과 그의 시종들이 시립한 것과 그들의 관복과 술 관원들과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는 층계를 보고 크게 감동되어
10:6 왕께 말하되 내가 내 나라에서 당신의 행위와 당신의 지혜에 대하여 들은 소문이 사실이로다
10:7 내가 그 말들을 믿지 아니하였더니 이제 와서 친히 본즉 내게 말한 것은 절반도 못되니 당신의 지혜와 복이 내가 들은 소문보다 더하도다
10:8 복되도다 당신의 사람들이여 복되도다 당신의 이 신하들이여 항상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지혜를 들음이로다
10:9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할지로다 여호와께서 당신을 기뻐하사 이스라엘 왕위에 올리셨고 여호와께서 영원히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므로 당신을 세워 왕으로 삼아 정의와 공의를 행하게 하셨도다 하고
10:10 이에 그가 금 일백이십 달란트와 심히 많은 향품과 보석을 왕에게 드렸으니 스바의 여왕이 솔로몬 왕에게 드린 것처럼 많은 향품이 다시 오지 아니하였더라
10:11 오빌에서부터 금을 실어온 히람의 배들이 오빌에서 많은 백단목과 보석을 운반하여 오매
10:12 왕이 백단목으로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의 난간을 만들고 또 노래하는 자를 위하여 수금과 비파를 만들었으니 이같은 백단목은 전에도 온 일이 없었고 오늘까지도 보지 못하였더라
10:13 솔로몬 왕이 왕의 규례대로 스바의 여왕에게 물건을 준 것 외에 또 그의 소원대로 구하는 것을 주니 이에 그가 그의 신하들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갔더라
매튜헨리/옥스퍼드
●스바 여왕의 내방(열왕기 상 10:1-13)
👉 열왕기상의 전반부 1-11장에서는 솔로몬의 치세 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다. 그 가운데서도 5-9장은 솔로몬 왕국의 최고 번영을 상징하는 성전 건축과 왕궁 건축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에 이어지는 본장은 솔로몬의 타락을 통 한 신정 왕국의 변질을 다루고 있는 11장 직전에 위치하면서 솔로몬 왕국 번영의 최정점을 이중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즉 본장은 솔로몬에게 지혜와 더불어 부와 명성도 주시겠다고 하신 하나 님의 약속이 최대치로 실현된 정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 솔로 몬과 이스라엘이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인하여 타락과 분열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부정적 의미도 갖는다. 이러한 본장은 내용상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1-13절: 스바 여왕의 솔로몬 방문과 솔로몬의 대외 교역에 대한 추가 기사를 다루고 있고
14-29절: 솔로몬 왕국 의부와영광을보여주는다양한사례들을다루고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장에 나타난 일련의 사건들은 솔로몬 왕국에 대한 긍정적 묘사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솔로몬의 타락과 이스라엘의 분열을 내다보는 관점에서 부정적 의미 또한 전달하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러한 본장은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지혜가 믿음 안에서 선용되면 부와 영광이라는 선한 결과를 가져 오지만,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오용되면 오히려 그 지혜가 사람으로 하나님을 배신하 게 하고 멸망을 자초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특별히 1-13절은 스바 여왕과 솔로몬 왕의 만남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앞장 마지막 부분인 9:26-28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솔로몬은 대외 무역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 며 동시에 그가 소유한 지혜의 명성은 이방 먼 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따라서 스바 여 왕의 방문은 솔로몬의 지혜에 대한 소문이 먼 이방 세계에까지 널리 확산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한 실례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본단락은 솔로몬 왕이 한 여인에게 자신의 지혜를 입증하여 그 탁월성을 인정받게 된다는 측면에서, 그의 치세 초기에 등장했던 두 여인에 대한 친자 소송 재 판 사건(3:16-28)과 정확히 대구를 이룬다. 이 두 사건은 솔로몬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지혜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명성을 얻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을 갖지만, 그 결과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점을 드러낸다. 즉 두 여인에 대한 친자 소송 재판 사건 이후에는 솔로몬이 백성들로부터 왕으로서의 진정한 권위를 획득하여 이스라엘의 태평성대를 이룩하는 긍정적 상황이 전개되는 반면 (4장) 본장의 스바 여왕 방문 사건 이후에는 솔로몬이 많은 이방 여인들을 아내로 삼아 우상 숭 배라는 타락의 길을 걷게 되고 이로써 왕국 분열의 씨앗을 배태하는 부정적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다 (11장).
본서에서 저자는 솔로몬과 이스라엘의 상황 변화를 ‘솔로몬과 여인들의 만남’ 이라는 상 황을 통해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스바 여왕이 솔로몬을 방문한 데 대한 설명을 읽게 된다.
이것은 틀림없이 솔로몬이 경건한 신앙과 번영의 절정에 있을 때였을 것이다. 우리의 구주께서는 이 여인을 남방 여왕이라고 부르시는데 이는 스바가 가나안 남쪽에 위치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스바가 아프리카에 있었다고 하는 것은 공통된 견해이며 오늘날 에디오피아의 기독교인들은 시바 여왕이 자기들 나라에서 갔으며 사도행전에 언급된 간다게가 그 후손임을 굳게 믿고 있다(행 8:27 참조). 그러나 보다 있을 법한 것은 스바 여왕이 복지국 아라비아 남부에서 왔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기 나라의 주권자요 섭정 여왕이었던 것 같다. 많은 나라가 샐릭법(Salic law: 여자의 토지 상속권과 왕위 계승권을 부인한 살리족의 법 역주)을 그 헌법에 받아들였더라면 극히 큰 축복을 상실했을 것이었다. 다음 사실을 관찰하자.
Ⅰ. 스바 여왕은 무슨 일로 찾아 왔는가?
무역이나 상업상 거래를 위해 온 것이 아니었다. 상호간의 강성한 동맹체제를 구축하거나 공동의 적에게 대비하여 그의 원조를 청하려고 온 것도 아니었다. 정상회담이나 왕들의 회견이 열리는 경우는 보통 이런 목적을 위해서이다. 그러나 스바 여왕이 온 것은 다음과 같은 목적을 위해서였다.
1.자기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녀는 솔로몬의 명성 특히 그의 지혜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그녀는 그가 소문난 대로 그토록 위대한 사람인지 시험해 보기 위해 온 것이다(1절). 솔로몬의 함대는 그녀의 나라 근해를 항해하였을 것이고 아마 급수를 위해 입항했을 것이다. 아마 이와 같이 해서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가 동방의 모든 자손보다 뛰어나다는 그의 명예를 들었을 것이다. 친히 가서 소문의 진실성을 알아 보는 것 외에는 그녀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줄 거라곤 아무 것도 없었을 것이다.
👉 아마도 솔로몬의 명성은 이스라엘을 정기적으로 통과하던 아라비아 무역상인들에 의해서 스바 여왕의 귀에까지 자연스럽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본문은 솔로몬에 대한 소문이 예루살렘에서 아라비아에 이르는 2,400km 정도나 되는 먼 거리까지 미칠 정도로 대단했음을 나타낸다.
‘듣고’ : 에 해당하는 ‘쇼마아트’가 완료 동사가 아니라 통작이 나 상태의 지속성을 나타내는 능동 분사라는 점에서, 스바 여왕은 솔로몬에 대한 소문을 한두 번 듣고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예루살렘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소문을 계속적으로 듣다가 결국 솔로몬의 명성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음을 알 수 있다.
2.그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하여 스바 여왕은 그의 지혜로운 말을 들음으로써 자신의 지혜를 개선시키려고 왔다(마 12:42).
그녀는 그에게서 정치에 대한 금언을 듣고 자기 나라의 통치를 보다 잘 할 수 있도록 되고자 하였다. 하나님께로부터 어떤 공무에, 특히 목회와 통치에 부르심을 받은 자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계속 자신을 개선시켜야 한다. 자기들을 그 업무에 더욱 적합하게 하고 맡은 일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해줄 지식이 더욱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스바 여왕이 주로 의도한 것은 하나님의 일로 가르침을 받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신앙에 마음이 쏠리고 있었고 솔로몬의 명예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크신 이름 곧 여호와의 이름에 대해서도 들었다(1절: 우리성서, 이름으로 말미암아).
👉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은’ 솔로몬의 명예
여호와이 이름과 연관하여 여호와께서 솔로몬을 통해 자신을 영화롭게 하셨다.
본문이 이상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고 볼 때, 결국 본문은 솔로몬의 명성이 그의 타고난 지혜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호와의 은혜로우신 사역 (3: 12, 13)의 결과로 널리 퍼진 것 이라는 사실과 이로 인해 하나님 자신도 영광을 받으셨다는 사실을 이중적으로 전달한다고 할 수 있다.
병행 구절인 대하 9:1에서는 본문과 같은 표현이 생략되어 있다. 이는 본서의 저자가 역대 기 저자와는 달리 솔로몬의 지혜가 가지고 있는 한계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사용한 표현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즉 하나님으로부터 지혜를 부여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무조건 부와 명성을가져오는것이아니라, 그 지혜가 여호와의 이름 즉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때 비로소 축복의 방편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솔로몬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다스림을 인정하지 않고 교만한 마음을 품었을 때에는 그 지혜가 오히려 저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일종의 암시를 전달한다고 할 수 있다.
솔로몬이 경배하는 하나님은 바로 여호와란 이름의 신이었고 그가 자기 지혜를 얻은 것도 바로 그 신으로부터였던 것이다. 그녀는 바로 이 하나님을 보다 잘 알기를 원하였다. 그러므로 우리의 구주께서는 이 여인이 솔로몬을 통해 하나님을 묻는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묻지 않는 자들의 어리석음이 한층 더 크다고 정죄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분이셨으므로 그들을 교훈하기에 훨씬 더 유능하신 분이셨던 것이다.
👉 본문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시험하고자 스바 여왕이 어려운 문제를 낸 사실은 사사기에 등 장하는 삼손의 일화를 연상케 한다(삿 14:12-18).
이 일화는 삼손이 블레셋 여언을 아내로 맞아 들인 상황에서 시작된다. 삼손은 결혼식에 참석한 블레셋 사람들에게 내기 형식으로 수수께끼를 제안하는데, 결국 아내의 공모로 인하여 그 답이 무리들에게 발설되어 내기에서 패하게 된다. 이 사건은 후에 이방 여인 들릴라로 인하여 하나님이 주신 힘의 원천을 발셜함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삼손의 운명을 미리 예시하는 것이었다.
본문에서 이방 여왕의 수수께끼 상대자로 등장 하는 솔로몬 역시 이방의 여인들을 아내로 맞이하여(11:1)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힘을 종국에는 상실하고 이방의 우상을 섬기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삼손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스바 여왕이 자신의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솔로몬 왕에게 말함
공동 번역은 이를 ‘미리 생각했던 문제들’로 번역했다. 이 번역을 따른다면, 스바 여왕은 솔로몬 의 지혜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어려운 질문들을 미리 마음에 준비했던것이된다. 이 문제들은 천지 만물의 원리와 법칙을 밝히는 자연현상에 대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치, 종교, 문화를 총망라하는 광범위한 내용들이었을 것이다.
Ⅱ. 스바 여왕은 어떤 장비를 갖추고 찾아 왔던가?
그녀는 매우 많은 수행원을 거느리고 왔다. 그것은 그녀의 신분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와 아울러 그의 재력과 도량을 시험해 볼 심산이었다. 솔로몬이 제왕의 내방을 얼마나 접대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로 환대하려고 하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 그녀는 많은 수행원을 대동한 것이다(2절).
그러나 그녀는 구걸하는 자로서 온게 아니라 자기 일행의 체재비를 부담하고도 남을 만큼 가지고 왔다. 또 자기에게 대한 솔로몬의 접대에 풍족히 보상할 수 있을 만큼 가지고 왔다. 그녀는 초라하고 흔해 빠진 것을 가지고 온 게 아니라 황금과 보석과 향품들을 가져 왔다. 그녀는 지혜를 사러 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혜라면 어떤 값이라도 치르고 사려 하였다.
👉 수원이 심히 많고 향품과 심히 많은 금과 보석을 약대에 실어 옴
스바 여왕이 가져온 물품으로 향품과 금과 보석이 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금’ 에 대해서는 ‘심히 많은’에 해당하는 ‘라브 메오드’라는 강조적 표현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당시 스바의 막강한 경제력을 나타내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러한 풍부한 양의 향품과 금과 보석 등이 스바 여왕으로부터 솔로몬에게 주어졌다(10, 11절). 솔로몬의 이와 같은 물질 축적은 일면 부를 약속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 것으로 볼 수 있다(3:13). 그러나 솔로몬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스바와 같이 막강한 경제력을 갖춘 이방 나라들을 부러워하여 부의 축적에 집착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같이 많은 양의 물질을 축적하는 것에 집착한다는 것은 역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과 같은 신정 국가의 통치자로서 본연의 자세로부터 소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솔로몬의 재물 축적은 이방의 ‘많은’ 여인을 취하는 또 다른 축적으로 이어지고 (11: 1) 급기야 하나님을 멀리하고 이방의 우상들을 숭배하는 영적 범죄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11:5-8).
본절에 언급된 물품 가운데 가장 먼저 소개되는 것은 향품이다. 사실 스바 여왕이 살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아라비아에서 생산되는 향품은 그 질이 좋았기 때문에 매우 고가로 거래되었다. 그리고 금은 아라비아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바 여왕이 심히 많은 금을 가지고 올 수 있었던 것은 활발한 국제 무역을 통하여 많은 금을 축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보석은 아라비아 지역에서 풍부하게 생산되었던 여러 종류의 진귀한 보석을 가리킬 것 이다.
이러한 값진 선물들을 당시 주요 운송 수단이었던 약대, 즉 낙타에 실어 2.400km 정도나 멀리 떨어진 예루살렘까지 가지고 왔다는 것은 스바 여왕이 이번 여행에서 기대하는 바가 상당히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
Ⅲ. 솔로몬은 그녀를 어떻게 대접하였던가?
그는 나약한 여성이라 하여 그녀를 무시하거나 그녀가 단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일을 본국에 그냥 두고 그토록 먼 여행을 와서 그녀 자신과 솔로몬으로 하여금 많은 수고와 경비를 감당하게 하였다 하여 비난하지도 않았다. 솔로몬은 그녀와 그 수행원들을 환영하였고 그녀로 하여금 무슨 질문이라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녀의 질문 중 일부는 아마 하찮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것은 흠잡기 위한 것이며 어떤 것은 미주알고주알 캐묻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솔로몬은 그녀가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을 다 말하도록 허용하였고(2절) 그 질문이 자연이나 도덕에 관한 것이든 정치나 신에 관한 것이든 그 묻는 모든 말을 만족할 만하게 다 대답하였다(3절).
👉 '대답하였음'
이 단어가 가지는 이같은 의미와 연관해 본문이 함축하는 의미를 정리하면,
일차적으로는 솔로몬이 복잡한 질문에도 막힘이나 모호함이 없이 확연하게 대답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그가 스바 여왕의 질문에 간단하게 답변하는 정도로 그친 것이 아니라 상세하고 깊이 있는 설명과 통찰로 사실 관계를 분명하게 증명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솔로몬이 이와 같은 놀라운 지적 탁월성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신 결과였다(4:29). 이 단어는 성경에서 요셉이 바로의 꿈을 해석하는 것과 관련해서(창 41:24), 다니엘의 탁월한 지혜와 명철을 평가하는 것과 관련해서 사용된 말이기도 하다(단 5:12).
그 질문이 그를 시험하기 위한 목적의 질문인 경우라면 그는 그녀가 그의 비상한 지식에 충분히 만족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 질문들은 그녀 자신의 교훈을 위한 것이었는가?(우리는 그 질문의 대부분이 그런 목적을 지녔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솔로몬으로부터 풍성한 교훈을 받았고 그는 그녀가 참기 힘들 정도로 이해하기 어렵다 고 생각하던 것들을 놀라우리만치 쉽게 풀어냈다. 그는 이 왕의 입술에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잠 16:10)는 것을 납득시켰다. 그러나 그는 틀림 없이 특별한 배려로써 하나님과 그 율법과 예배 규례에 대해 알려 주었을 것이다. 그는 이방인들이 주의 광대하신 이름을 듣고 주를 탐문하러 그리로 오리라는 것을 당연지사로 여겼다(8:42). 이제 그토록 큰 이방인이 오매 그는 그녀의 탐문을 돕고 격려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확실히 믿을 수 있다. 그는 그녀가 이제 찾게 된 여호와를 섬길 수 있도록 설득시키기 위하여 그녀에게 성전과 그 사제와 예배를 설명해 주었을 것이다.
Ⅳ. 그녀는 솔로몬의 궁정에서 보고 들은 것으로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가!
본문에는 그녀가 감탄한 여러 가지 일이 언급되고 있다. 그의 궁전 건물과 설비 그리고 그의 식탁에 날마다 공급되는 음식-그녀가 처음 보았을 때는 그 많은 음식이 어느 입으로 다 들어가는지 궁금했을테고 솔로몬의 무수한 시종과 빈객을 보았을 때는 그 모든 입에 들어 갈 음식이 어디에 있는지 자못 궁금했을 것이다-각지 제 자리에 질서 정연히 앉은 신복들, 아무런 혼란없이 언제든지 시중들 태세를 갖춘 신하들, 그리고 그들의 값비싼 제복, 술관원들이 그 식탁에서 대기하고 있는 예법 등이 그녀의 찬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었으며 솔로몬의 훌륭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 앞절에 이어서 본절 역시 솔로몬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스바 여왕이 목격하고 경탄한 대상들을 다방면으로 소개함
‘그 상의 식물’
솔로몬 왕의 식탁에 올라온 음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솔로몬 왕국의 경제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된다, 4:22,23에 열거된 솔로몬 왕궁의 하루분 식량을 참고한다면, 스바 여왕이 솔로몬의 풍성한 식탁을 보고 경탄한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신복들의 좌석’
이 좌석은 신복들이 앉는 빈자리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식사를 위해서 왕을 중심으로 둘러 앉은 신복들의 배석 상태를 의미한다. 스바 여왕은 신하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도 솔로몬 왕국의 균형 잡힌 행정 체계를 감지하고 감탄해마지 않았던 것이다.
‘그 신하들의 시립한 것’
본문의 상황에서 이들은 시종 기립하고 대기하여 배석한 왕과 고위 관리들을 섬긴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의 공복’
관리들이 공무 수행을 위해서 입는 일 종의 제복을 의미한다. 아마도 스바 여왕은 솔로몬의 관리들의 배석 상태와 수종드는 자들이 질서 있는 모습으로 봉사하는 모습에 대해서 감동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들이 신분에 비해 너무나 값 비싼 제복을 갖추었음에 놀란 듯하다.
‘술 관원들’
이들은 직무상 왕을 가까이에서 섬겼던 까닭에 왕을 시해하기에도 용이한 위치에 있었다. 때문에 이들은 항상 왕의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는 자들 중에서 임명되었다. 이들은 앞의 본문에서 언급된 ‘시립해 있던 신하들’ 중에 포함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스바 여왕의 눈에 특별히 각인되어 본문에서 따로 소개되고 있는 듯하다.
‘여호와의 전에 올라가는 층계’
여러 견해가 있는데, 엄청난 양의 번제 물을 가지고 성전으로 올라가는 솔로몬과 신하들의 행렬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행렬이 너무나장엄하였으므로 스바 여왕이 감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스바 여왕은 단순히 솔로몬 왕국의 외적인 화려함과 웅장함 자체에만 감탄했 던 것이 아니라, 솔로몬의 지혜로운 통치의 결과인 왕국 내부의 질서와 조화로움에 더 탄복했음을 전체 문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먼저 언급된 것은 그의 지혜이다(4절). 그녀는 이제 그의 비범한 지혜에 대해 의심할 나위 없는 심증을 얻게 된 것이다.
👉 4절, 본문은 솔로몬의 지혜에 ‘모든’ 이란 말을 덧붙여 수식하고 있다. 이러한 강조점을 감안할 때, 본서의 저자는 솔로몬의 지혜가 단순한 지혜가 아닌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탁월한 지혜였음을 부각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조를 이어지는 11장의 솔로몬 타락과의 연결선상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같은 본문은 긍정적 의미만 아니라 부정적 의미 또한 함축하고 있다. 즉 솔로몬이 이렇듯 탁월한 지혜를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신앙을 버리고 자의로 행했을 때에는 그 지혜가 전혀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서 저자는 아무리 탁월한 지혜를 소유하였다 할지라도(10장) 그 마 음을 겸손히 하여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으면 그 지혜가 변질될 수 있다(11장)는 경종의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본문의 흐름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언급된 것은 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것으로서 바로 그의 경건이다.
즉 "여호와의 전에 올라가는 층계" 는 곧 그의 경건한 신앙을 나타낸다. 그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려고 성전에 올라 갈 때 얼마나 엄숙하고 진지하며 신심깊은 태도가 넘쳐 흘렀겠는가! 여느 때의 위엄에 못지 않는 겸손이 그의 모습에 비쳤을 것이다. 많은 고대 역본에는 "그가 여호와의 전에서 바친 번제물" 이라고 되어 있다. 스바 여왕은 솔로몬이 얼마나 관대한 도량으로 제물을 하나님 앞에 가져 왔으며 얼마나 경건한 열성으로 제사에 참석하는지 살펴 보았다. 그녀는 그토록 위대하면서 그토록 선한 것은 결코 보지 못했다. 모든 것은 너무나 놀라와서 그녀는 정신이 없고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그녀는 그때까지 결코 그와 같은 것을 보지 못했던 때문이다.
Ⅴ. 이런 경우를 당하여 스바 여왕은 어떻게 말하였는가?
- 그녀는 자기가 들은 소문으로 무척 큰 기대에 부풀었지만 실제는 그 기대를 훨씬 능가한다는 것을 자인하였다(6, 7절).
👉 6-9절: 솔로몬을 향한 스바 여왕의 찬사
6절, ‘당신의 행위와 당신의 지혜에 대한 ..’
이를 통해 솔로몬의 지혜가 그의 말과 일을 통해서 발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솔로 몬의 지혜로운 ‘말’은 백성들을 공의로 재판하는 상황(3:28), 잠언과 노래를 짓는 문학적이고 음 악적인 소양(4:32), 그리고 폭 넓은 학문적 재능(4:33)을 통해서 여실히 입증되었다.
또한 솔로몬의 지혜로운 ‘행위’는 체계적인 행정 질서 (4:1-19)와 주변 국가들로부터 조공을 받을 정도의 강대한 국방력 (4:21), 대외 무역을 통한 경제적 부요함 (9:26-28), 그리고 성전과 왕궁을 포함한 다양한 건축 사업 (9 :10-19) 등을 통해서 입증되었다.
“소문이 진실하도다”
본문은 스바 여왕이 그 동안 자국에서 들었 던 솔로몬의 지혜를 솔로몬과의 대화를 통해 확인하고(1, 3절) 솔로몬의 지혜가 반영된 왕국 내부 상황과 이스라엘의 조화로운 번영 (4, 5절)을 직접 눈으로 목도함으로써 단순한 이해 차원 이 아닌 경 험적 확증을 통해 자신이 들었던 소문이 반박할 수 없는 진실이었음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본서 저자는 ‘소문’과 ‘진실’이라는 두 가지 명사를 통해 본장 처음에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은 솔로몬의 명성이 스바 여왕에게 있어 ‘소문’ 에서 ‘진실’ 로 전이되고 있음을 함축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다.
7절, 당신의 지혜와 복이.. 소문에 지나도다
지혜
성경에서 말하는 ‘지혜’ 란 단순히 머리의 영민함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는 인간 경험의 전영역을 망라하는 것으로, 신중함(시 37:30)이나 영민함(삼하 20:22) 뿐 아니라 뛰어난 기술(출 28:3)이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훌륭한 자질(신 34:9) 등을 포괄하는 말이다.
특히 ‘지혜’는 하나님께 속한 속성 중 하나로서, 사람을 세상적으로 뛰어나게 할 뿐 아니라 영적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용 28:28;잠 2:2).
따라서 본문의 ‘지혜’는 솔로몬이 그 동안 이룬 건축과 통치의 업적, 그의 신중한 태도와 탁월한 지식,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종교적 심성까지 모두 포괄한다고 보아야 한다.
복
본문의 ‘토브’는 대부분의 영 역본들이 ‘번영 (prosperity)’ 이나 ‘부함 (wealth)’ 으로 번역한 것과 같이, 솔로몬의 물질적 축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오히려 솔로몬의 성품과 관련해 고귀함, 진실함, 의로움, 선함 그리고 그에게서 풍기는 인격적 매력 등을 의미한다.
이같은 연결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지혜가 사리 판단이나 인식 능력과 관련된 두뇌의 명석함에 머물지 않고 심성과 윤리적 행위 등을 포괄하는 인격적 측면에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는 열왕기서 기자의 관점 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선함과 지혜를 상호 연관된 것으로 보는 본서 저자의 강조는 병행 구절에서 ‘지혜의 위대성’만을 언급하 고 있는 역대기 저자(대하 9:6)의 관점과 구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이 여행을 후회하거나 그걸 시도한 자기가 바보였다고 하지 않았다. 소문만 듣고서는 믿을 수 없던 일을 직접 목도하러 그토록 멀리 왔는데 그녀는 그것이 매우 보람된 일이었다고 치하하고 있다. 대개의 일들은 보통 일반의 소문과 우리들 자신의 상상력 때문에 실제보다 과장되게 전달된다. 우리가 찬찬히 뜯어보게 되면 그들은 대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사실이 소문과 상상을 능가하고 있다. 은혜를 통하여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쁨을 체험하게 된 자들은 지혜의 도의 즐거움과 지혜의 문의 이익에 대해 절반밖에 듣지 못했다고 말할 것이다. 더욱이, 영화롭게 하심을 입은 성도들은 천국의 행복에 대해 들은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다고 말할 것이며 그들이 들었던 것은 천분의 일도 되지 못한다고 말 할 것이다(고전 2:9).
2.그녀는 그를 끊임없이 시중하고 식탁에서 그를 모시는 자들을 복되다고 선언했다.
"복되도다. 당신의 사람들이여 복되도다. 당신의 이 신복들이여(8절), 그들은 당신의 지혜로운 말을 들음으로써 자신의 지혜를 향상시킬 수 있도다."
👉스바 여왕의 말대로 신하들이 왕이 설파하는 지혜를 항상 가까이에서 접했다고 한다면, 그 지혜의 영향력으로 신하들 역시 지혜로워졌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바 여왕은 자신이 일국의 여왕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의 지혜를 너무나 사모한 나머지, 차라리 왕 옆에서 지혜를 들을 수 있는 신하의 신분이 되고 싶다는 심정으로 본문과 같은 고백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솔로몬의 지혜를 사모했던 스바 여왕 이상으로, 오늘날의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혜를 사모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지혜가 솔로몬의 지혜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큼을 밝히시면서, 자신의 지혜를 사모하지 않는 자들은 심판의 때에 스바 여왕의 정죄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셨다(마 12 :42).
그녀는 그들이 부러운 생각이 들었고 자기도 그들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훌륭한 가족 가운데 있으며 지혜롭고 선하고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과 자주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매우 유리한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이런 행복을 소유하면서도 그 귀중함을 평가할 줄 모르는 자가 많다. 그리스도의 종들에게 대해서는 "그의 집에 거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그들은 그를 계속 찬양하리로다" 라고 말할 이유가 더 더욱 충분하다.
3.그녀는 솔로몬에게 지혜와 부귀를 주신 분이자 그를 왕으로 삼으시고 그를 발탁한 장본인이신 하나님을 송축하였다.
👉 본문은 과거 두로 왕 히람의 경우처럼 (5:7), 다신론 사상에 입각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인 여호와를 국신 정도로 인정하여 솔로몬왕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만약 스바 여왕이 진실로 하나님을 섬기게 되었다면 ‘당신의 하나님’ 이라는 표현 대신에, ‘나의 하나님’ 이나 ‘우리의 하나님’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여하튼 본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이방 여인의 업에서 솔로몬 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이 창양될 정도로 솔로몬의 지혜가 뛰어났다는 사실이다.
(1)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대한 자비심에서 그를 왕으로 삼으셨다.
이는 그가 지혜로써 선행할 기회를 보다 크게 갖도록 해 주시기 위해서였다. "여호와께서 당신을 기뻐하사 이스라엘 위(位)에 올리셨나이다" (9절). 솔로몬의 출세는 여호와께서 그를 사랑하셨으므로 선지자가 그를 여디디야라로 부른 데서 비롯하였다(삼하 12:25). 우리의 즐거움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뻐하신다는 데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그 즐거움은 곱절 이상 증가된다. "당신을 이스라엘 왕위에 올리는 것은 당신에게 대한 그의 기쁨이었다(그렇게 해독할 수 있음). 그것은 당신의 공적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 자신에게 좋은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스바 여왕은 자신이 솔로몬의 지혜에 완전히 매료되었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하나님도 솔로몬에게 완전히 반하셔서 그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러한 스바 여왕의 말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을 이스라엘의 왕으 로 삼으신 것은 다윗과의 언약에 따른 것이며, 지혜 역시 하나님의 뜻대로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를 원하는 솔로몬에게 하나님이 은혜로 베푸신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하나님이 솔로몬을 기뻐하셨다면 이것은 솔로몬의 지혜에 만족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다윗과의 언약을 기억하사 오로지 무조 건적인 은혜로 솔로몬을 선택하신 것이다. 따라서 솔로몬도 이러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하페츠’ 로 응답했어야 했다. 하지만 솔로몬은 성전 건축과 왕궁 건축과 같은 외적인 일에만 ‘하페츠’를 나타내 보였다.
9:1에서 솔로몬이 여호와의 전과 왕궁을 건축한 것을 ‘자기의 무릇 이루기를 원하던 일’ 로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서 ‘자기의 ...원하던’에 해당하는 원어 가 ‘하페츠’ 란 점도 이 사실을 잘 드러낸다. 본서 저자는 이같은 용어 선택을 통해 솔로몬이 점점 하나님과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2) 백성에게 대한 인자심으로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을 왕으로 삼으셨다.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영영히 사랑하셨으므로 그들에게 영속적 지복(至福) 즉 그 복의 기초를 놓은 자보다 더 오래 잔존할 복을 주시려고 계획하셨기 때문이다.
👉병행 구절인 대하 9:8은 본절과 달리, 하나님께 서 솔로몬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하신 이유를 ‘여호와를 위하여’ 라는 표현과 이스라엘을 ‘견고 하게 하시려고’ 라는 표현을 첨가해서 밝히고 있다. 반면 본절에서 저자는 그 이유를 솔로몬에 대 한 하나님의 ‘기쁨’과 이스라엘 대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압축해서 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쁨’과 ‘사랑’이라는 감정적 개념을 저자가 집중해서 표현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왕권이 나 국가 존립보다는 솔로몬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인격적 관계 자체에 근본적 관심을 갖고 계심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여호와께서 당신을 왕으로 삼으신 것은 당신으로 하여금 사치와 쾌락 속에서 살게 하거나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게 하시려는 게 아니라 공과 의를 행하게 하시기 위함이다."
👉스바 여왕은 이러한 왕의 덕목과 관련된 용어를 사용하여 여호와에 의해 솔로몬이 이상적인 왕으로 세워졌음을 찬양하고 있다. 이러한 덕목은 모든 왕에게 요구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사실 솔로몬도 이러한 덕목을 완전하게 실현한 것은 아니다.
한편 구약 성경은 완전한 의미에서 ‘공평’과 ‘정의’로 이 세상을 통치하실 이상적인 왕으로서 메시야를 대망하고 있다(사 9:7). 그리고 이같은 소망은 하나님의 언약을 따라 의와 평강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전히 성취된다.
한편, 스바 여왕이 여호와의 이름을 언급하며 솔로몬을 칭찬한 본절은 솔로몬을 향한 하나님의 권면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즉 하나님께서는 이방 여왕의 입을 통해서 자신이 주권적으로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셨다는 사실과 그 세우신 목적을 깨닫게 하심으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언제나 겸손하게 하나님의 존재와 통치를 인정하며 하나님이 세우신 목적대로 살아갈 것을 솔로몬에게 간접적으로 경고하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친절하게도 솔로몬한테 이 점을 깨우쳐 주었고 솔로몬은 아마 틀림 없이 이 말씀을 충심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위정자나 목사는 그 지위가 갖다 주는 명예와 이익을 확보하기에 급급하기보다 그 의무의 이행에 한층 열성을 기울여야 한다. 그녀는 그의 번영이 그의 지혜에서 연유하는 게 아니라 바로 이 점에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지혜자라고 언제나 식물을 얻는 것은 아니며(전 9:11) 공평과 의리를 행하는 자마다 형통케 될 것이기 때문이다(렘 22:15). 따라서 왕들 곧 선한 왕들, 그런 통치자에게는 스바 여왕처럼 감사해야 한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삼으신 자들이기 때문이다.
Ⅵ. 그들은 어떻게 헤어졌는가?
1.그녀는 솔로몬에게 금과 향품 따위의 귀한 선물을 바쳤다(10절). 다윗은 솔로몬에게 대하여 "스바의 금이 저에게 드려질 것이라" (시 72:15)고 예언하였다. 동방의 박사들이 그리스도께 선물로 가져온 황금과 유향은 바로 이 스바 여왕의 선물에서 상징되었다(마 2:11). 이와 같이 그녀는 자기가 가르침을 얻은 지혜에 대해 값을 지불하였으며 그것을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님께 가르침을 받는 자들은 마음을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 그러면 그 선물은 황금이나 향품보다 기뻐 받으신 바가 될 것이다. 스바 여왕은 금을 진상하였고 솔로몬은 그것을 받았지만 솔로몬 자신이 아주 풍성하게 소유하고 있던 것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우리가 그리스도께 선사하는 것은 그리스도께 아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라도 감사를 표시하게 하신다.
여기에는 백단목이 굉장한 것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 스바 여왕이 그 어마어마함에 몹시 감탄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양의 금이 솔로몬에게 주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솔로몬이 부유해졌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는 그를 부하게 하시겠다는 여호와의 약속이(3:13) 성취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앞장에서 솔로몬이 히람 왕에게 금을 받은 사실과 대외 교역을 통해서 오빌로부터 금을 얻은 사실에 이어서, 본장에서 무려 14회나 사용됨으로써 본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단어가 ‘금’을 뜻하는 히브리어 ‘자하브’ 라는 사실은 (2.10.11.14.14.16.16.17.17.18.21.21.22.25절) 부에 대한 약속의 성취라는 긍정적 의미와 함께 부의 지나친 추구와 축적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함께 전달한다. 그리고 이같은 기록을 통해 본서 저자는 솔로몬이 ‘은금을 자기를 위하여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신 17:17)는 이스라엘 왕들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을 점차 위반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2.솔로몬은 그녀에게 뒤지지 않았다.
"그는 무릇 그녀가 구하는 것을 주었다."
그것은 진기한 물건들의 모형이었으리라고 상상 할 수 있다. 그녀는 그 모형을 따서 같은 물건을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또는 아마 솔로몬이 왕의 규례대로 여왕에게 물건을 준 외에 지혜와 경건에 대한 교훈을 기록으로 만들어 주었을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우리 주 예수께 전심하는 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솔로몬보다 더 크시고 더 지혜로우시며 더 친절하신 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구하든지간에 그것은 우리를 위해 이루어질 것이다. 아니, 그는 왕의 규례(원의:박애심), 심지어 솔로몬왕의 규례까지도 무한히 능가하는 신적 규례(박애심)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우리에게 해 주실 것이다.